'코로나 봉쇄'에 렌터카 80% 스톱…美 1위 업체 허츠도 자금난

입력 2020-04-24 17:27   수정 2020-04-25 00:58

미국 최대 렌터카 업체인 허츠는 최근 채무조정 전문가들과 물밑 접촉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렌터카 수요가 급감하면서 심각한 재정난에 빠졌기 때문이다. 170억달러 규모의 부채를 해결하지 못하면 파산 신청까지 고려해야 할 처지다.

허츠뿐만 아니다. 우버 에어비앤비 위워크 등 ‘공유 경제’ 기업들이 휘청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공유’에 대한 거부감이 급속도로 확산한 탓이다. 급작스러운 수요 절벽에 시장 불확실성까지 겹쳐 위기 돌파를 위한 자금 조달마저 어려운 상황이다. 공유 경제를 앞세워 급성장한 기업들이 코로나19 여파로 긴 터널 속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기의 공유차 사업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허츠는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로펌 화이트앤드케이스와 투자은행 몰리스앤드코의 구조조정 전문가들과 협력하고 있다. 허츠 측은 유동성을 높이고 파산 신청을 피할 방안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말 기준 이 회사가 보유한 현금은 10억달러에 불과하다. ‘코로나 봉쇄’가 길어지면서 허츠가 전 세계에서 보유 중인 50만 대의 렌터카 가운데 80% 이상이 주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출 감소로 현금이 말라붙으면서 부채(170억달러)를 해결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허츠 측은 이번 주 북미 지역 직원 3만8000명 가운데 1만 명을 해고하는 등 인력 구조조정도 할 방침이다.

허츠를 비롯한 미국 렌터카 업계는 정부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미 연방정부의 경기 부양책을 더욱 확대하고 렌터카 업계와 관련이 큰 관광산업 지원 법안을 마련해달라는 요구다. 미국렌터카협회는 3월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고 “렌터카산업은 이미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았다”며 “단기간 내에 이런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예 차량 공유 사업 자체를 접는 기업도 등장했다. 미 제너럴모터스(GM)는 2016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차량 공유 서비스 ‘메이븐’을 올여름 종료하기로 했다. 우버·리프트 등 차량호출 기업과의 경쟁에서 고전하던 차에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는 게 GM 측 설명이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GM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BMW(프리나우), 폭스바겐(모이아), 현대자동차(모션랩)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비슷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신성장 기업들 ‘비상’

차량호출업체 우버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3월 미국에서 우버 탑승 횟수는 83%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우버는 호황기에도 영업이익을 내지 못했다”며 “사람들이 집 밖에 나가지 않고 차를 이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파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공간 공유 사업의 대표격인 에어비앤비와 위워크에도 비상이 걸렸다. 숙박 공유 업체인 에어비앤비는 세계 각국의 여행 제한 조치로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에서만 숙소 예약률이 20%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성 확보가 급해진 에어비앤비는 이달 두 차례에 걸쳐 10억달러씩 차입하기도 했다.

사무실 공유 업체 위워크는 미국 건물주들에게 임차료도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현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 회사는 건물을 통째로 빌린 뒤 스타트업에 임대해주는 사업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빌딩 내 공실이 늘어나면서 지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추가 투자를 약속한 일본 소프트뱅크도 계획을 철회해 재정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기업들의 위기는 일자리 감소와 신성장산업 침체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WSJ는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서 침체에 빠진 고용 시장이 회복될 때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며 “스타트업들의 기업가 정신마저 위축되면 미국 경제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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